자유게시판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

하늘바다
2025.02.13 16:32 917 0

본문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

강물에 붙들린 배들을 구경하러 나갔다.

훈련받나봐, 아니야 발등까지 딱딱하게 얼었대.

우리는 강물 위에 서서 일렬로 늘어선 배들을

비웃느라 시시덕거렸다.

한강물 흐르지 못해 눈이 덮은 날

강물 위로 빙그르르, 빙그르르.

웃음을 참지 못해 나뒹굴며, 우리는

보았다. 얼어붙은 하늘 사이로 붙박힌 말들을.

언 강물과 언 하늘이 맞붙은 사이로

저어가지 못하는 배들이 나란히

날아가지 못하는 말들이 나란히

숨죽이고 있는 것을 비웃으며, 

우리는빙그르르. 올 겨울 몹시 춥고 얼음이 꽝꽝꽝 얼고.”


 -김혜순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38 건 - 1 페이지
제목
하늘바다 2025.07.15 42
차애린 2025.06.25 164
차애린 2025.06.25 113
차애린 2025.06.25 108
차애린 2025.06.25 104
하늘바다 2025.06.22 128
하늘바다 2025.06.22 136
차애린 2025.05.08 637
하늘바다 2025.05.04 1,039
하늘바다 2025.05.04 636
차애린 2025.05.04 604
하늘바다 2025.03.31 890
하늘바다 2025.03.31 1,378
차애린 2025.02.20 959
부천공동희망학교a 2025.02.15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