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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로(蛙利鷺),,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게 인생의 한..

힘내라힘
2020.12.22 17:01 5,136 0

본문

일본어 와이로(わいろ)는 뇌물이란 뜻인데 그 말이 고려시대 때에 생겨났다니 참으로 기이하다.


고려시대 의종임금이 하루는 단독으로 야행(夜行)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僥倖)이 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을 했지만 집주인(고려 중기 유학자 이규보 선생)이

조금 더 가면 주막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 임금은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그 집 대문에 붙어있는 글이 임금을 궁금하게 했다.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

 “唯我無蛙 人生之恨/유아무와 인생지한” "도대체 개구리가 뭘까?"
한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 만큼의 지식은 갖추었기에 개구리가 뜻하는 걸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주막에 들려 국밥을 한 그릇 시켜 먹으면서, 주모에게 외딴 집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과거에 낙방하고 마을에도 잘 안 나오며, 집안에서 책만 읽으면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궁금증이 발동한 임금은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서 사정사정한 끝에 하룻밤 묵어갈 수 있었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집 주인의 글 읽는 소리에 잠은 안 오고해서 면담을 신청했다.
그렇게도 궁금하게 여겼던 "唯我無蛙 人生之恨/유아무와 인생지한"이란 글에 대해, 들을 수가 있었다.


옛날에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데 까마귀가 꾀꼬리한테 내기를 하자고 했다.

바로 '3일 후에 노래 시합을 하자'는 거였다.
백로(白鷺)를 심판으로 하여 노래 시합을 하자고 했다.
이 제안에 꾀꼬리는 한마디로 이이가 없었다.

노래를 잘 하기는커녕, 목소리 자체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자신에게 노래시합을 제의 하다니…
하지만 월등한 실력을 자신했기에 시합(試合)에 응(應)했다.

그리고 3일 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가꾸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반대로 노래시합을 제의한 까마귀는 노래연습은 안하고 자루 하나를 가지고

논두렁의 개구리를 잡으러 돌아다녔다.

그렇게 잡은 개구리를 백로한테 뇌물로 가져다주고 뒤를 부탁한 것이었다.


약속한 3일이 돼서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곡씩 부르고 심판인

백로의 판정을 기다렸다.
꾀꼬리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불렀기에 승리를 장담했지만,

결국 심판인 백로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 주었다.
한동안 꾀꼬리는 노래시합에서 까마귀에 패배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서 백로가 가장 좋아하는 개구리를 잡아다주고,

까마귀가 뒤를 봐 달라고 힘을 써서 본인이 패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꾀꼬리는 크게 낙담하고 실의에 빠졌다.

그리고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라고 글을 대문 앞에 붙여놓았다고 한다.


이 글은 이규보 선생이 임금한테 불의와 불법으로 뇌물을 갖다 바친 자에게만

과거 급제의 기회를 주어 부정부패로 얼룩진 나라를 비유해서 한 말이었다.
이때부터 와이로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즉, 와(蛙)개구리 '와, 이(利)이로울 '이', 로(鷺)백로 '로'.
이규보 선생 자신이 생각해도 실력이나 지식은 어디에 내놔도 안 떨어지는데 과거를 보면

꼭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와 같은 입장이지만, 까마귀가 백로한테 개구리를 상납한 것처럼

뒷거래를 하지 못해 과거에 번번이 낙방하여 초야에 묻혀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은 이규보 선생의 품격이나 지식이 고상하기에,

자신도 과거에 여러 번 낙방하고 전국을 떠도는 떠돌이 인데,

며칠 후에 임시(臨時)과거가 있다해 개성으로 올라가는 중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궁궐에 돌아와 즉시 임시 과거를 열 것을 명(命)했다.
과거를 보는 날, 이규보 선생도 뜰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가다듬으며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시험관이 내 걸은 시제(詩題)가 바로 "唯我無蛙 人生之限"이란 여덟 글자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이규보는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큰 절을 한번 올리고 답을 적어 냄으로서 장원급제해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와이로"(蛙利鷺/唯我無蛙 人生之恨)란 말이 생겨났다고 유래되고 있다.

​이 유래가 사실인지 아닌지 알 길은 없다. 

출처: 강동진 기자 - Copyrights ⓒ경상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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