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
woogh
2021.01.1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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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리듬처럼 내 삶에도 일정한 주기율이 있다.
등산 할 때에는 완만한데, 하산 할 때에는 유달리 가파르다.
시련이라는 녀석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이때다 싶어 여러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동시다발적으로 몰려온다.
그러다 문득 이 또한 순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당연히 내리막도 있는 법이다.
운동선수가 전성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다가 나이의 한계에 부닥처 은퇴하는 것 처럼
누구라도 매 순간이 최고 일 수는 없다.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루어낸들 홀연히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이 분명 온다.
욕망에 사로잡힌 삶은 나를 더욱 지치고 병들게 할 뿐이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산을 올라야 하는 지는 모른다.
다만 언젠가는 나도 하산을 해야만 한다.
에베레스트 산처럼 높은 곳을 오른 이는 내려오는 과정에서도 오랫동안 기억될지 모른다.
낮은 산을 오른 이는 금세 잊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으려 한다.
내가 오르는 산이 동네 뒷산인들 그게 무슨 문제겠는가.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온 나,
그 과정에서 내 두 눈으로 본 수많은 것들,
또 누군가와 함께 걸었던 그 순간,
그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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